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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하고 위태로운 세 자매의 이야기
그 어딘가에는 분명히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늦은 밤, 오해를 풀러 간다는 미츠오를 현관에서 배웅한 이쿠코는 자신을 오래된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창부 같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이 찾아오고, 그리고 돌아간다.


컵을 씻고, 목욕을 하고, 일기를 쓴다. 돌이켜보면 옛날부터 그랬다, 하고 이쿠코는 생각한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자신은 서부영화에 나오는 창부 같은 짓을 하게 된다. _본문 56쪽

세 자매 중 막내 이쿠코는 스물아홉 살로, 운전면허학원에서 일한다. 이쿠코는 세 자매 중 ‘가족’이라는 관계에 가장 강하게 묶인 존재다. 가족들의 생일을 매달 ‘월(月) 생일’이란 이름으로 챙기고, 이혼해 따로 사는 아버지에게는 의무적으로라도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며 엄마에게는 매일 아침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한다. 가족을 열심히 챙기는 살뜰한 막내딸, 이쿠코의 사생활은 꽤 복잡하다. 남자 친구, 혹은 애인이랄 것 없는 남자들 여럿과 관계하면서 스스로를 ‘서부영화 속 창부’와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쿠코에게 남자란, 자신에게 찾아와 위안 받고 떠나는 ‘어린아이’ 같은 존재일 뿐이다. 친구의 남자 친구와 아무렇지 않게 섹스를 하고 “어떻게 내 남자 친구와 잠을 잘 수가 있어?” 하고 따져드는 친구에게 “그건 너희 둘의 문제”라고 무심하게 답한다. 하지만 결국 친구 커플이 결혼을 약속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쿠코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깊은 외로움을 느낀다. 밤이 되면 ‘내가 죽는다면’,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가’, ‘사람은 뭘 위해 사는가’와 같은 심오한 주제로 몇 시간이고 일기를 쓴다. 일기장을 몇 페이지씩 긴 독백으로 채워봐도 깊은 고독감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평범한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는 이쿠코는 야무지고 부지런한 가정주부를 동경하며 이웃집을 훔쳐보곤 한다.


하루코는 오늘 거래 하나가 성사되어 기분이 좋다. 하루코 회사의 규모를 생각하면 그렇게 대단한 거래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큰 액수의 거래였다. 하루코의 주특기 패턴이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실질적으로는 큰 계약.
“안 되겠다고? 왜?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일기를 쓰는 게 뭐가 이상해서?”
구마키의 여유로운 말투에 하루코는 자신도 모르게 흐뭇해진다. “뭘 모르네.”
하루코는 일어나 방구석에 그대로 놓여 있는 버킨백을 가져온다. 몇 년 전에 보너스를 탁탁 털어 본점에 주문해서 산 짙은 감색 버킨백이다. 오늘 중에 반드시 훑어봐야 하는 자료가 들어 있다.
“인생은 진지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사는 거야.” _본문 39쪽

둘째 하루코는 자매 중 자신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해 외국에서 대학을 나온 수재인 데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능력 좋은 커리어우먼이다. 집도 있고 좋은 직장도 있는 하루코가 남자에게 원하는 건 오직 ‘사랑’뿐으로, 현재 동거 중인 반백수 작가 구마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퍼붓는다. 하지만 구마키의 청혼은 ‘당신이나 나나 언제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될지 모르니, 평생을 같이하겠다는 약속은 애당초 말이 안 되는 것’이라는 이유로 두 번이나 거절했다. 그러던 중 하루코가 옛 동료의 육체적 매력을 이기지 못하고 하룻밤 바람을 피운 것이 들통 나 구마키가 집을 나가버린다. 얼마 뒤 구마키는 다시 돌아오려 하지만 하루코 쪽에서 단호하게 관계를 정리한다. 하루코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있고,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산다. 남자와의 관계를 어찌 맺어야 할지 몰라 무작정 관계만 맺는 이쿠코나, 이미 어긋난 관계를 애써 부여잡고 전전긍긍하는 아사코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자신이 벗은 샌들 앞코에 낙엽이 하나 붙어 있는 것을 보고서, 아사코는 미간을 찡그린다. 현관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그것을 떼어낸다. 언짢아할 때의 남편 얼굴이 떠올랐다. 세상에는 별 이유도 없이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가 있다고 하는데, 아사코의 남편은 물론 그러지 않는다. 그가 언짢아할 때는 이유가 있다. 그것도 아주 합당한 이유가.
낙엽 한 장을 손에 쥔 채, 아사코는 현관에 서 있다. 신발장 위에는 조개껍데기 몇 개가 담긴 접시가 놓여 있다. 여름에 남편가 바다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다.
아사코는 결혼한 지 7년이 되었다. 조개껍데기 하나를 손바닥에 올려놓는다. 콧노래는 이제 부르지 않고 있다. _본문 35쪽

결혼 7년차인 맏딸 아사코는 결혼하고 2년쯤부터 시작된 남편의 폭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폭력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어 막냇동생에게 털어놓았다가도, 두 동생이 정색하고 따져들면 ‘어느 집에나 있는 부부 싸움이었을 뿐’이라고 웃으며 무마한다. 어느 날 오후 아사코는 장을 보러 간 슈퍼마켓에서 마비된 손으로 두부를 집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자를 발견한다. 그 여자는 평소 마주칠 때마다 아사코 자신이 ‘저 여자도 폭행당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던 여자였다. 남편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난간을 붙잡고 버티다 손의 신경이 끊어졌다는 그 여자를 데리고 충동적으로 가출을 감행하고, 이 일을 계기로 아사코 부부의 가정폭력이 이누야마 가족에게 드러난다. 아사코가 탈출시켜준 여자는 힘겹지만 조금씩 자신의 삶을 찾아갔으나, 아사코는 결국 불행의 냄새로 가득한 집으로 돌아가고 만다. 다시 한 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그곳뿐이라고 믿으며.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속 세 자매의 모습에서 독자는 때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쿠코도, 하루코도, 아사코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부모, 자매의 남자들) 중 어느 누구 하나 완전한 인간이 없다. 그러나 세 자매는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자신을 오롯이 인정할 뿐 아니라 불안정한 주변 환경까지도 강인하게 헤쳐 나간다. 소설은 세 자매의 이야기가 번갈아 펼쳐진다. 셋의 이야기는 각각 장르가 다른 소설처럼 읽는 맛 또한 다르고, 독자는 끊임없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아사코와, 하루코와, 이쿠코와, 때론 구마키와 구니카즈와 동일시하게 하는 흡입력 또한 대단하다. 넘치는 소설적 재미와 뚜렷한 메시지로 무장한 이 책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를 올 여름 문학 독자들에게 자신만만하게 추천한다.



이누야마 집안에는 가훈이 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나 그 때를 모르니 전전긍긍하지 말고 마음껏 즐겁게 살자. 그 가훈을 자매는 각각의 방식으로 신조 삼았다.
_본문 11쪽

“안녕.” 목소리가 들려 얼굴을 드니, 헬멧을 손에 든 남자가 서 있었다. 고개만 쏙 내밀고 인사라고도 할 수 없는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아, 귀찮게, 하고 이쿠코는 생각했다. 벨이 좀 빨리 안 울리나, 하고. 남자는 그제 밤 일에 대해서,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았다. “내가 취했나 봐요. 왜 그렇게 취한 건지.” 그야 주량보다 많이 마셨으니 그렇겠지,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때도 이쿠코는 늘 그렇게 하듯 머릿속에서 이 사람은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니까 잘해줘야 한다는 자기 명령을 내린다.
_본문 29쪽

“네 남편은 잘 지내니?” 엄마가 화제를 바꿨다. “응.” 아사코는 안도하면서 대답한다. 찻잔을 들고 빙그레 웃자, 아사코 자신마저 기묘한 느낌이 들 정도로 행복으로 가득한 미소가 되었다. “아, 그래.” 엄마는 거의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거 다행이네.” 또 이러네, 하고 생각하면서 아사코는 가슴속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남편인 구니카즈 얘기를 할 때면 갑자기 행복해진다. 그것은 정작 남편이 옆에 있을 때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이었다. 옆에 있을 때보다는 떨어져 있을 때, 결혼은 그 효과를 발휘한다.
_본문 45쪽

카드를 다시 한 번 읽는다. 아사코는 남편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은 모두 부엌에 둔다. 모든 것이 멀게 느껴졌다. 이쿠코도, 다달이 생일을 축하하는 자기 가족의 묘한 습관도, 축하받은 자신조차도. 그것들은 멀고도 그리운 무엇이었다. 과거에는 분명하게 알고 있었던, 그러나 ‘2번가 집’과 마찬가지로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무엇이었다.
_본문 55쪽

“몸이 얼마나 멋진지 몰라. 그런 몸을 보고 말았으니, 도저히 거부할 수가 있어야지.” 하루코 말이 그것은 연애와는 전혀 별개이며, 그저 하루코 자신의 ‘아킬레스건’일 뿐이라고 했다. “언니는 분열돼 있어.” 두 잔째 술을 주문하면서 이쿠코가 말했다. “나는 연애 같은 거 안 믿는 사람이고, 아사코 언니는 사랑이 전부인 거나 다름없는 사람이니까, 우리 둘은 나름 일관성이 있는데 하루코 언니는 안 그래. 분열돼 있어.” “분열이라.” 하루코는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또 비스듬히 쳐든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의 버릇이다. 이쿠코는 키득키득 웃었다.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거 없어. 괜찮아. 하루코 언니는 좋은 사람이야.”
_본문 77쪽

구마키가 허리를 껴안아, 하마터면 하루코는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언니.” 응? 하고 아사코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또 부부 싸움 하게 되면, 나를 불러. 심판을 보든 언니를 돕든 할 테니까.” 전화를 끊고 나자, 하루코는 참고 있던 웃음을 터뜨리며 구마키에게 안겼고, 아사코는 참고 있던 눈물을 철철 흘렸다.
_본문 158~159쪽

막냇동생은 또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다. 언니 둘이 과거와 같은 호흡으로 자신에게 조언하려는 것이 정겹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다. 가족은 개인적 성역이며 구속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나가보고 싶어.” 이쿠코가 말했다. 하루코는 쓸쓸해지고, 아사코는 걱정스러워진다. “나가서, 어디로 가고 싶은데?” 아사코가 물었지만, 무의미한 질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어디로 가든,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다. 자신을 만들어낸 것.
_본문 3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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